일을 줄여 자적하고 무능하여 천진하라 /省事爲適 無能全眞/ <채근담>
낚시질이 세속 떠난 일이라지만
오히려 생살권을 틀어쥔 것이요.
장기 바둑이 고상한 놀이라지만
그 또한 투쟁심을 불러일으킨다.
이렇게 보자면
일을 좋아함은 일을 줄여 자적함만 못하고
재능이 많음은 재능 없이 천진함만 못하다.
조수일사야, 상지생살지병.
弈棋淸戲也, 且動戰爭之心.
혁기청희야, 차동전쟁지심.
可見喜事不如省事之爲適, 多能不若無能之全眞.
가견희사불여생사지위적, 다능불약무능지전진.
<채근담菜根譚/명각본明刻本(만력본萬曆本)/후집後集>
❍ 조수[釣水] 낚시. ‘釣水魚(조수어)’의 줄임말으로 ‘釣魚(조어)’라고도 한다.
❍ 일사[逸事]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한가함을 즐기는 일. 逸은 ‘한가하다’.
❍ 일사[逸事] 기록(記錄)에 빠지거나 알려지지 않거나 해서 세상에 드러나지 아니한 사실(事實).
❍ 은일[隱逸] 세상을 피하여 숨음. 또는 그런 사람. 예전에, 벼슬하지 아니하고 숨어 살던 학자. 임금이 특별히 벼슬을 내리던 은사(隱士).
❍ 한일[閑逸] 조용하고 편안하다. 속세를 떠나 유유자적하다. 한가하고 안일하다.
❍ 세속[世俗]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. 세상의 일반적인 풍속. 불가에서 일반 사회를 이르는 말.
❍ 생살지병[生殺之柄] 살리고 죽이는 것을 마음대로 하는 권세. 柄은 자루, 즉 권세를 뜻한다.
❍ 혁기[奕棊] 바둑과 장기. 일반적으로 바둑과 장기를 통틀어 칭하는 말이다. 奕은 弈과 통용. 棊는 棋와 碁로도 표기한다.
❍ 청희[淸戱] 고상한 놀이. 맑은 놀이.
❍ 가견[可見] 가히 ~함을 알 수 있다. 이로써 ~함을 깨닫게 된다.
❍ 희사[喜事] 기쁘고 즐거운 일. 일을 좋아함.
❍ 생사[省事] 일을 줄이다. 수고를 덜다. 일을 덜어냄.
❍ 자적[自適]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제 마음 내키는 대로 편안하게 즐김. 유유자적(悠悠自適).
❍ 전진[全眞] 진실한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지키다. 본연의 마음, 천진(天眞)을 보전함. 참마음을 온전히 지킴.
❍ 천진[天眞] 자연 그대로 참되고 꾸밈이 없음.
【譯文】 垂釣水邊是閑逸的事情, 尙且執持生死的權柄 ; 對弈棋枰是淸靜的遊戲, 尙且萌動爭鬥的心理. 可見喜歡多事不如減少事情的較爲適宜, 多面才能不如沒有才能的保全眞性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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